[탈모 인문학] 홍성재 박사의 모발 문화 탐험
모발은 인상을 좌우하고, 인생에도 영향을 미친다. 동양과 서양,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항산화제와 성장인자 도입으로 탈모 치료에서 한 획을 긋고 있는 홍성재 박사가 동서고금의 모발 문화 산책을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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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산신령 모발과 삼손의 머리카락
산신령 머리카락과 삼손의 모발 공통점은 무엇일까. 감히 범접할 수 없는 특별한 능력일 것이다. 그 힘의 비밀은 신비감이다. 단정히 자른 두발은 시원하다. 예의바르고, 숨김없는 느낌이다. 반면 긴 머리는 다양한 상상을 가능하게 한다. 여러 가지 스토리가 숨어들 여지가 있다.
그렇기에 초자연적인 힘을 나타낼 때는 동서양 공히 긴 머리를 등장시킨다. 한국의 산신령은 백발이 성성한 긴 머리카락이다. 원한을 품은 여자 귀신은 풀어헤친 긴 머리다. 서구의 유명 음악 스타 일부도 치렁치렁한 긴 머리를 자랑한다. 특별한 능력, 신비감 조성 목적이다.
구약성서에는 초자연적 마력의 머리카락을 지닌 사나이가 있다. BC 11세기 무렵 가나안에 산 삼손(Samson)이다. 이스라엘의 영웅인 그는 긴 머리카락으로 괴력을 발휘했다. 당시 이스라엘 사람은 지역 원주민인 필리스티아인의 지배를 받으며 이교도의 신을 받들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신은 이스라엘 민족을 구원할 사람을 보내기로 했다. 신은 한 여인에게 아기 출생의 계시를 내렸다. 모발과 수염에 불가사의한 힘을 부여했으니 평생 아기의 머리카락과 수염을 깎지 말도록 명령했다. 이렇게 태어난 아이가 삼손이다. 삼손은 자란 후 초인적인 힘을 발휘했다. 여우를 불러내 필리스티아인의 밭을 모두 불태웠고, 나귀의 턱뼈로 적 1천여 명을 죽였다. 적에게 체포된 삼손을 묶은 밧줄이 스스로 풀어지는 신기한 일도 있었다.
필리스티아인은 삼손의 초인적 힘의 비밀을 알아야 했다. 그래야 그들이 살 수 있었다. 마침 삼손이 미모가 빼어난 여인 데릴라에게 푹 빠졌다. 필리스티아인은 데릴라를 매수했다. 데릴라는 삼손에게 초자연적 힘의 비밀을 집요하게 캐물었다. 머리카락이 괴력의 원천임을 안 그녀는 무릎 위에서 잠든 사이 남자친구 삼손의 모발을 박박 밀었다.

필리스티아인은 힘을 잃은 삼손의 두 눈을 뽑은 뒤 노예로 삼았다. 청동 족쇄를 발에 찬 삼손은 거대한 맷돌을 돌리는 노역을 했다. 시간이 흘렀고, 필리스티아인은 그들의 신전에 제사를 지내게 됐다. 삼손이 신전으로 끌려왔다. 그 무렵 박박 밀었던 그의 머리카락은 상당히 자라 있었다.
삼손이 기도했다. “필리스티아 사람들과 함께 죽겠습니다.” 삼손은 신전을 지탱하는 두 개의 기둥을 혼신의 힘을 다해 밀었다. 기둥이 쓰러지며 지붕이 붕괴됐다. 신전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수천 명의 필리스티아인이 압사했다. 이때 삼손도 죽었다.
삼손은 신으로부터 특별한 능력을 부여받았다. 하지만 초능력은 긴 머리일 때만 발휘된다. 짧은 머리나 민머리 때는 힘이 없다. 이는 긴 머리의 신비주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짧은 머리카락에 초능력이 실렸다면 어딘지 밋밋하지 않겠는가. 탈모인의 꿈은 모발 회복이다. 젊은 날의 치렁치렁한 머리카락으로 되돌아가고 싶어 한다. 직접적으로는 탈모로 인한 불편함이 원인이다. 그런데 더 깊은 가슴속에 숨은 긴 모발의 신비감 향수도 무시하지는 못할 듯하다. <홍성재 웅선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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