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문화로 보는 성(性) 인문학 시리즈
유사이래, 생명의 탄생 이래 성(性)은 영원한 화두가 되고 있다. 신비로움, 호기심, 생리적 욕구의 중심에 있다. 개인의 삶도, 나라의 역사도, 인류의 문화도 밑바탕에는 성의 물결이 흐르고 있다. 이정택 후후한의원장이 영원한 테마, 성을 인문학 시리즈로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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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가을에 웨딩마치를 많이 울리고, 여자는 봄에 결혼을 많이 한다!” 유머강사 방우정의 재치 넘친 코멘트다. ‘웃음 비만’을 넘치게 전파하는 방우정은 김제동의 스승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가 한 강연에서 ‘여성은 봄에 가슴이 무너지고, 남성은 가을에 싱숭생숭하다’는 특징을 이야기 했다. 이를 통한 웃음 유발을 위해 ‘남자는 가을에 장가를 많이 가고, 여자는 봄에 시집을 많이 간다’고 한 것이다.
방우정이 유머로 끌어들인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다. 뜨거운 여름이 지나고 찬바람이 일면 남자의 가슴은 흔들린다. 마음이 공허해지며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경향이 있다. 한 단체에서 남성을 대상으로 외로움을 느끼는 계절을 물었다. 그 결과 가을이 44.7%, 겨울이 40.8%였다. 여름(7.9%)과 봄(6.6%)은 극히 미미했다.
중년 남성에게 가을의 외로움은 낯설지 않다. 시인 정호승은 가을에 감성적이 되는 남자를 ‘가을’이라는 시로 읊었다. 바바리깃을 세우고 낙엽 사이를 걷는, 흔들리는 남심(男心)을 그렸다.
가을에는
가을남자가 되고 싶어
가을음악을 듣고
가을 책을 집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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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가을 상념, 고독은 크게 세 가지 이유로 살필 수 있다. 첫째, 성취 지향이 강요된 사회화다. 여성의 사회활동이 활발한 시대지만 사회적, 경제적, 가정적 성취에 대한 남성의 부담은 나이 들수록 더욱 커진다. 특히 정열의 여름이 지나고 차분해지는 가을이 되면 무엇을 성취하고, 무엇을 잃었는가를 되돌아보게 된다. 낙엽 지는 환경을 보면 인생무상, 덧없는 삶을 문뜩 떠올릴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잃어버린 젊음, 지나가버린 청춘에 대해 생각하며 허무감, 외로움에 빠지게 된다. 이를 벗어나기 위해 또 다른 사랑을 추구하기도 한다.
둘째, 예민한 시각이다. ‘남자는 눈으로 이해하고, 여자는 소리에 빠진다’는 이야기가 있다. 남자는 시각에 약하고, 여자는 청각에 잘 무너짐을 설명한 것이다. 가을의 자연은 빛을 잃어간다. 여름의 푸르름이 누르스름으로 변한다. 늦가을에 나무의 잎도 떨어진다. 자연도, 인간 사회도 ‘졸업’ 장면이 많다. 시각 의존성이 높은 남자는 시니브로 눈물샘이 자극돼 감성적으로 변한다.
셋째, 태양의 요술이다. 일조량은 신체의 호르몬 밸런스에도 영향을 미친다. 일조량이 적으면 우울감, 외로움 등을 느끼게 된다. 가을과 겨울은 태양을 많이 보지 못한다. 일조량이 떨어질수록 멜라토닌 호르몬이 많이 분비된다. 수면주기를 조절하는 이 호르몬은 슬픔, 과식, 수면 등의 반응을 유도한다.
또 햇빛을 적게 쬐면 비타민D 생성도 준다. 비타민D가 적으면 심리적 안정과 즐거움의 엔도르핀 생성에 관여하는 세로토닌 분비가 적어진다. 햇빛의 요술로 마음이 우울하고, 사람이 그리운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것이 심하면 계절성 우울증이 된다.
이 같은 태양의 요술은 남녀 모두에게 똑같다. 가을과 겨울에는 남녀 모두 멜라토닌이 증가되고, 세라토닌이 감소된다. 그런데 남성은 생체시계는 유독 가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여자는 멜라토닌의 변화에 별 반응이 없다. 이는 남녀의 뇌 영역에서 호르몬에 대한 반응이 다르다는 게 유력한 설이다. 그러나 뇌의 영역은 아직 알려지지 않은 부분도 있고, 가을을 타는 데에 대한 개인 차이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찬바람이 불면 남자는 흔들릴 수 있다. 든든한 중년도 제2의 사춘기에 빠질 수도 있다. 또는 우울증으로 삶이 피폐해질 수도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은 야외활동이다. 미혼은 사랑을 하는 게 정답이다. 기혼은 아내와 음악회, 여행, 운동 등 많이 활동을 하는 게 좋다. 많이 움직이고, 많이 웃고, 많이 좋은 일을 하면 태양빛이 적게 되어도 마음의 빛이 환하게 타오른다. 그러면 가슴 무너진 가을 남자, 가슴 허전한 봄 여자도 옛 전설로 남게 될 것이다.
글쓴이 이정택
후후한의원 원장으로 경희한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성의학계에서 시선이 집중되는 한의사로 2013년에 조루증치료 한약 조성물인 기연탕을 특허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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