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문화로 보는 성(性) 인문학 시리즈
유사이래, 생명의 탄생 이래 성(性)은 영원한 화두가 되고 있다. 신비로움, 호기심, 생리적 욕구의 중심에 있다. 개인의 삶도, 나라의 역사도, 인류의 문화도 밑바탕에는 성의 물결이 흐르고 있다. 이정택 후후한의원장이 영원한 테마, 성을 인문학 시리즈로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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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택의 성(性)으로 본 인문학
<16> 공자 시대의 원조교제와 야합
“여성과 어린이는 대하기 어렵다. 잘해주면 기어오르고 소홀하면 원망한다(子曰, 唯女子與小人爲難養也, 近之則不孫, 遠之則怨). 논어 양화에 나오는 구절이다. 논어는 공자의 어록이다. 공자는 천하 경영의 꿈이 이루어지지 않자 고향에서 제자 교육에 전념한다. 공자가 제자들에게 한 명언을 모은 게 논어다.
위 문구만 보면 공자는 여성이나 어린이와의 대화에 애를 먹었음을 생각할 수 있다. 공자에게 여성과 어린이는 어떤 존재였을까. 부담을 느꼈을 가능성이 있다. 출생의 비밀에서 유추할 수 있다. 공자의 아버지는 노인이었고, 어머니는 어린애나 다름없는 소녀였다. 노인의 소녀 원조교제에 의한 출산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옛사람들에게도 곱지 않게 보였다.
사마천은 공자의 출생을 아예 ‘야합(野合)’으로 설명했다. 야합은 들에서 관계를 가졌거나 비정상적인 결합을 뜻한다. 현대에서도 지극히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한다. 유교의 대성인인 공자의 출생을 부정적으로 기록한 것이다. 사마천은 중국역사서인 ‘사기(史記)’를 쓴 전한시대의 역사가다. 기원 전 1세기의 지식인이다.
사마천이 사상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공자를 폄하할 이유는 없을 듯하다. 그렇다고 상황을 잘못 인식할 가능성도 낮다. 공자는 사마천 보다 불과 400년 전 사람이다. 글을 쓸 때는 당시 기록이나 구전을 분명히 참조한다. 역사를 쓰고, 큰 인물을 기록하는 데 잘못되거나 의도적인 폄훼는 자칫 거대한 역작용을 불러온다. 이 시각으로 보면 사마천의 공자 기록은 사실에 충실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사기’의 ‘공자세가’ 편이다.
공자는 노나라 창평향 추읍에서 태어났다. 그의 조상은 송나라의 공방숙이다. 방숙이 백하를 낳았고, 백하는 숙량흘을 낳았다. 숙량흘이 안씨(顔氏)의 딸과 야합(野合)하여 공자를 낳았다((紇與顔氏女野合而生孔子). 노나라 양공 22년이다. 니구(尼丘)에서 기도하여 낳은 아들이다. 태어난 공자는 머리 정수리가 낮고 사방이 높았다. 이름을 구(丘)로 했다. 자는 중니(仲尼)고, 성은 공씨(孔氏)다.
숙량흘이 안씨의 딸을 만난 때는 60세가 훨씬 넘었다. 안씨의 딸은 10대 후반이었다. 하급 무사인 숙량흘과 안씨는 친구 같은 사이다. 숙량흘은 본처에게서 9명의 딸을 두었고, 첩에게서 낳은 아들 1명은 불구였다. 고령이나 기골이 장대하고 체격이 좋은 숙량흘은 안씨 집안에 청혼을 했다. 안씨는 경제력이 있는 숙량흘에게 딸을 보내고 싶었다.
‘공자가어’에 보면 첫째 딸과 둘째 딸이 노인에게 시집갈 수 없다고 버틴 반면 셋째 딸 안징재는 동의했다. 안징재는 이구산(尼丘山)에서 2년 간 기도 끝에 아들을 낳았다. 안징재는 숙량흘의 집에서 살지 못했다. 정상 혼인이 아닌 야합인 탓이다. 부적절한 통정 후 안징재는 숙량흘과의 관계도 끊은 것으로 보인다. 공자가 세 살 때 숙량흘이 죽었다. 그러나 어머니 안징재는 아버지 숙량흘의 무덤을 공자에게 알려주지 않는다.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결합임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안징재는 숙량흘의 정식아내로 인정받지 못한다.
야합을 부정이 아닌 자연스런 남녀의 만남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옛사람들에게 밀회 장소가 산천이었기 때문이다. 또 생산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주술적 염원을 담아 자연에서 성행위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당시의 청춘에게 으슥한 숲속은 현대의 모텔과 다를 바 없었다. 그러나 이는 들이나 산에서 관계를 갖는다는 의미일 뿐이다.
사마천의 야합은 들이나 산속의 사랑 의미 보다는 노인과 소녀의 부적절한 만남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인은 남녀의 생식기능이 끝난 뒤의 혼인을 야합으로 표현했다. 남자 64세, 여자 49세 이후의 결합이다. 자녀를 낳은 수 없는 혼인이다. 사기정의(史記正義)에 야합과 연관된 신체 기능 설명이 있다. 사기정의는 당나라 장수절이 사마천이 쓴 사기에 주석을 단 것이다.
남자는 8개월에 치아가 솟고, 8세에 젖니가 훼손된다. 8과 8을 합하면 16이다. 남자는 16세에 양도(陽道)가 형성된다. 또 64세에 이르면 양도(陽道)가 소멸된다. 여자는 생후 7개월에 치아가 생기고, 7세에 젖니가 빠진다. 14세에 음도(陰道)가 통한다. 49세에는 여성은 음도가 모두 단절된다.
청나라의 고사기가 쓴 천록지여(天祿識餘)에서도 같은 구절이 보인다. 생식능력이 없는 여자 나이 49세, 남자 나이 64세 이후의 혼인은 야합(女子七七四十九而陰絶 男子八八六十四而陽絶 過此爲 婚 則爲 野合)으로 기록했다.
출생의 아픔을 갖고 태어난 공자는 창고지기를 하며 수많은 책을 섭렵한다. 좋아하는 것에 몰두하는 영재인 공자는 세상의 지식을 통달하게 된다. 그는 사회를 계도하기 위해 인(仁)의 철학을 전파한다. 그에게도 분명, 청소년기에 출생의 아픔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대학자, 대성인이 되었다.
논어 술이편에서 어린 시절 아픔을 찾는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세 사람 중에 반드시 한 명은 스승이 있다. 좋은 점을 본받고, 나쁜 점은 경계해 고치도록 노력한다((子曰, 三人行, 必有我師焉. 擇其善者而從之, 其不善者而改之).’ 나쁜 점은 원조교제나 야합과 같은 것이리라. 그런 점을 반성해 고치면 큰 사람이 된다는 가르침이다. 공자는 아무리 안 좋은 상황에서도 좋은 점을 찾아 인류의 스승으로 거듭난 성인이 아닐까.
글쓴이 이정택
후후한의원 원장으로 경희한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성의학계에서 시선이 집중되는 한의사로 2013년에 조루증치료 한약 조성물인 기연탕을 특허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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