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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시대에 시민이 가장 크게 체감하는 재난 가운데 하나는 단연 도시 침수다.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반복되면서 많은 지방자치단체는 하수관로를 넓히는 대책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 도시화로 토양은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뒤덮였고, 빗물이 스며들 공간은 점점 사라졌다. 물이 머물지 못하는 도시에서 관로 확장만으로 침수를 막는 데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이제는 관 중심의 사후 대응에서 벗어나 도시 표면 자체를 물순환 구조로 전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 핵심 수단 가운데 하나가 바로 투수성 포장이다. 하지만 더 심각한 문제는 투수 성능의 지속성이다. 현실에서는 많은 투수포장이 설치 후 2년도 채 지나지 않아 공극이 막히고, 사실상 불투수 포장으로 전락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겉으로는 친환경 시설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기능을 잃은 채 방치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투수포장은 단순히 설치하는 데 의미가 있는 시설이 아니다. 포장이 존재하는 동안 투수 성능 역시 지속적으로 유지돼야 하는 인프라다. 성능 유지에 대한 관리 기준과 책임 체계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이는 또 다른 예산 낭비일 뿐 아니라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구조적 방치가 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장 후보들에게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첫째, 공공 포장 공사에 대해 최소 10년 이상 투수 성능을 보장하는 기준을 조례로 명문화해야 한다. 둘째, 준공 이후 정기적인 성능 점검과 그 결과 공개를 의무화해 시민 누구나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성능 미달이 확인될 경우 보수와 교체 책임을 명확히 하는 계약 기준을 도입해야 한다.
아울러 서울특별시가 운영했던 ‘거리모니터링단’과 같은 시민 참여형 관리 체계도 확산할 필요가 있다. 시민이 투수 불량 구간을 직접 신고하고 점검 결과를 공유받는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행정의 한계를 보완하는 동시에 정책 집행의 투명성도 높일 수 있다. 기후 대응은 더 이상 행정만의 과제가 아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공공 거버넌스의 문제다.
도시 침수는 더 이상 단순한 자연재해로만 볼 수 없다. 준비 부족이 빚어낸 인재가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겉으로 보기 좋은 포장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도 제 기능을 유지하며 숨 쉬는 도시를 만드는 일이다. 이제 그 책임은 지방정부의 결단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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