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문화로 보는 성(性) 인문학 시리즈
유사이래, 생명의 탄생 이래 성(性)은 영원한 화두가 되고 있다. 신비로움, 호기심, 생리적 욕구의 중심에 있다. 개인의 삶도, 나라의 역사도, 인류의 문화도 밑바탕에는 성의 물결이 흐르고 있다. 이정택 후후한의원장이 영원한 테마, 성을 인문학 시리즈로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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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택의 성(性)으로 본 인문학
<51> 74세 노인과 19세 소녀의 사랑
오래 전부터 날 매혹시킨 그대!난 지금 새로운 인생에 눈 뜨네.달콤한 입이 우리를 따뜻하게 바라보네.그대와 나에게 입맞춤 선물한 그 입술이!
74세 노인과 19세 소녀의 사랑이야기다. 74세 노인은 스무 살 청년의 마음으로 열아홉 살 처녀를 사랑했다. 그러나 그의 사랑은 결실을 맺지 못한다. 노욕과 망령으로 손가락질 됐다. 소녀의 집에서는 점잖게 ‘나이 차’를 이유로 반대했다.
노인은 독일의 대문호 괴테이고, 소녀는 귀족의 딸인 울리케다. 괴테는 울리케와의 실연을 시에 담았다. 실연의 아픔을 문학으로 승화시킨 작품이 '마리엔바트의 비가'다.
이 작품에서 말하는 오래 전부터의 매혹은 햇수로 3년의 기간이다. 노인 괴테는 한 소녀에게 푹 빠진다. 그는 온천이 있는 마리엔바트에서 가슴을 뛰게 하는 운명의 여인을 만난다. 클레벨스베르크 백작 소유의 별장을 운영하던 레벤초 부인의 딸 울리케다. 금발에 가녀린 허리, 도톰한 입술, 커다란 눈의 17세 아가씨는 막 소녀티를 벗고 있었다.
아내를 저 세상으로 떠나보낸 지 4년이 된 노인에게 소녀와의 데이트는 삶의 활력소였다. 유명 작가는 자연스러움을 가장해 소녀를 만났다. 마음씨 착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성품의 소녀는 그저 인자한 할아버지의 말벗으로 생각했다. 다음해 여름, 별장에서 둘은 또 만난다. 괴테는 꽃 선물을 하는 등 적극성을 보인다. 세 번째 여름, 괴테는 아예 청혼을 한다.
친구인 아우구스트에게 울리케의 어머니를 설득하도록 부탁했다. 어머니는 딸에게 선택의 공을 넘겼다. 딸은 나이 많은 노인, 자신보다 나이 많은 노인의 아들, 거절했을 경우 상처받을 노인 등을 생각하며 번민했다. 그래도 소녀와 할아버지의 결합은 불가능했다. 울리케 가족은 괴테를 피해 도시를 떠났다. 괴테는 울리케와의 담판을 생각했다. 그녀의 가족이 머무는 장소로 찾아갔고, 울리케를 만났다. 그리고 며칠 뒤, 울리케는 괴테에게 작별의 키스를 한다. 이별 연회가 끝난 뒤 괴테는 방에서 고독한 일기를 쓴다.
74세에 19세 아가씨에게 실연을 당한 괴테는 아픈 가슴을 한 줄 한 줄의 글로 삭였다. ‘마리엔바트의 비가’ 탄생 배경이다. 그는 현실에서는 울리케를 단념했다. 그러나 문학작품에서는 여전히 진행형으로 표현한다. 잊지 못했고, 단념하지 못했다. 그의 시는 재회를 기다리고 있다.
‘신은 나에게 고뇌를 말하게 한다. 꽃이 다 지고 난 지금, 다시 만날 희망이 있을까. 천국과 지옥을 오가면 님 앞에서 두 팔을 벌린다. 사람의 마음은 얼마나 바뀌고 바뀌는가.더 이상 절망하지 않으리. 천국의 문으로 들어온 그녀, 두 팔로 너를 안아 주리라.'
괴테에게 여인은 삶의 원동력이었고, 문학의 원천이었다, 연인과의 만남과 이별 때마다 주옥같은 작품이 생산됐다. 20세 때의 파혼 후회 심정을 ‘환영과 이별’에 담았고, 21세 때의 프레데리케와의 사랑은 문학적 영감으로 승화된다. 라인강변 푸른 들판에서 속삭이는 연인의 밀어를 아름답고 주옥같은 표현으로 글을 써낸다.
23세 때는 친구의 여자인 샬롯데 부프를 사랑한다. 친구의 연인을 좋아하던 그의 아픔을 쓴 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다. 결혼 후에 만난 아가씨인 헤르츨리프와의 만남은 소설 ‘친화력’의 동기가 된다. 또 아내의 사후에 사랑한 빌레머 부인과의 사랑 이야기는 ‘서동시집’으로 녹아든다.
영원히 여인을 사랑한 문학가 괴테, 영원히 문학을 사랑한 작가 괴테. 그에게 사랑은 언제나 현재진행형이었다. 헤어짐도, 만남도 사랑이다. 그의 '만남과 헤어짐'을 감상한다.
‘그 향기로운 눈빛으로부터/ 희열이 은은하게 밀려왔지/ 내 마음은 온통 님에게로 향하고/ 숨소리 조차도 그대를 위한 몸짓이었네.’
그는 삶이 마감되는 83세까지 사랑을 꿈꾼 로맨티스트였다.다만 성을 연구하는 한의사의 입장에서 74세인 괴테의 성적 능력에 관심이 간다. 지금의 70대는 체력관리를 하고, 의학의 도움을 받으면 성생활을 즐길 수도 있다.
그러나 1백년 전, 2백년 전의 70대는 원활한 성 생활을 유지하는 것은 기대하기 쉽지 않다. 괴테가 울리케가 혼인을 했어도 성적인 트러블로 힘들어 했을 가능성이 있다. 몸은 늙어도 마음은 나이를 먹지 않는다. 여기서 존재하는 어쩔 수 없는 괴리가 삶을 애닯게 한다.
글쓴이 이정택
후후한의원 원장으로 경희한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성의학계에서 시선이 집중되는 한의사로 2013년에 조루증치료 한약 조성물인 기연탕을 특허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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