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의 갱년기와 알래스카 순애보

이정택의 성(性)으로 본 인문학
온라인팀 | eco@ecomedia.co.kr | 입력 2016-07-21 09:3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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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문화로 보는 성(性) 인문학 시리즈


​​유사이래, 생명의 탄생 이래 성(性)은 영원한 화두가 되고 있다. 신비로움, 호기심, 생리적 욕구의 중심에 있다. 개인의 삶도, 나라의 역사도, 인류의 문화도 밑바탕에는 성의 물결이 흐르고 있다. 이정택 후후한의원장이 영원한 테마, 성을 인문학 시리즈로 연재한다.     

이정택의 성(性)으로 본 인문학  


<65>빅토리아의 갱년기와 알래스카 순애보
 
영국이 유럽연합에서 나간다. 스스로 걸어서 나간다. 한때 영국은 ‘태양이 지지 않는 나라’라고 했다. 그러나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세계 최강국에서 강대국으로 내려앉았다. 이제는 유럽의 작은 섬으로 몸을 움츠리고 있다. 영국 역사상 최전성기를 통치한 군주가 빅토리아 여왕이다.

 

1819년에 태어난 그녀는 18세 처녀로 왕위에 오른다. 1901년 81세로 숨질 때까지 영국을 63년간 다스린다. 또 1877년부터 1901년까지 24년 동안 인도 황제를 겸한다. 그레이트브리튼 아일랜드 연합 왕국의 왕이자 인도의 황제인 그녀는 순애보 주인공이기도 했다.

최강대국의 미혼 여왕은 유럽의 뭇 왕족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걸출한 왕손들이 남편 후보로 나섰다. 유럽의 왕족은 혈연으로 얽혀 있다. 가깝고 먼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친척이다. 빅토리아가 마음속으로 남편 후보에서 일단 제외한 출신지는 독일이다. 그녀의 어머니는 독일의 작센 코부르크 잘펠트 공작의 딸이다. 빅토리아는 사사건건 간섭하는 어머니와 불편한 관계였다.


그러나 외사촌 앨버트를 보자 마음의 벽은 봄날의 눈처럼 녹았다. 앨버트는 독일 마작센 코부르크 고타의 공작이었다. 두 사람 사이의 사랑의 가교는 벨기에 국왕 레오폴드 1세가 놓았다. 빅토리아 여왕에게 레오폴드 1세는 사촌 형부이자 외가의 숙부였다. 앨버트에게는 친가의 숙부였다. 스물한 살의 처녀가 된 빅토리아는 지식이 풍부하고 매너가 좋은 멋진 청년 앨버트와 웨딩마치를 울린다.

빅토리아 여왕은 밝으면서 거침이 없는 성격이다. 외곬의 집념형이다. 앨버트 공은 조용히 인내하고 침착하게 일을 처리하는 유형이다. 신혼기가 지나면서 여왕은 남편의 외조에 고마워한다. 갖가지 사회 개혁과 정치 현안에서 남편의 조언을 받아들인다. 빅토리아는 20년 결혼생활 기간을 임신과 출산, 양육의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둘 사이의 사랑의 열매는 9명이 되었고, 훗날 손자녀 42명, 증손자녀 85명으로 번창한다. 자손들은 유럽의 왕가를 이루게 돼 빅토리아는 명실상부한 ‘유럽 왕실의 할머니’가 된다.

웃음만 있을 것 같던 빅토리아의 인생에 그림자가 비친다. 남편 앨버트 공이 42세의 젊은 나이에 장티푸스로 세상을 등진 것이다. 충격을 받은 여왕은 “행복은 끝났다. 세상은 나의 것이 아니다”라고 절규했다. 비탄에 빠진 여왕은 윈저 성에 은거한다. 총리가 결재 서류를 가지고 윈저 성에 오가는 고난의 행군을 하게 된다. 훗날 여왕은 정치를 다시 챙기지만 남편을 잊지는 못한다. 여왕이 시종 브라운과 은밀한 관계라는 소문이 나기도 했다. 스코틀랜드 출신인 시종은 공교롭게 앨버트와 외모가 비슷했다. 여왕은 1887년 6월 20일 즉위 50주년 행사를 남편이 묻혔던 나무 아래에서 아침식사로 시작했다.

빅토리아가 국정에 소홀하고, 죽은 남편과의 애착에 유별난 것은 갱년기 증상으로도 볼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호르몬 변화가 인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노화가 될수록 난소 기능이 떨어지고, 여성호르몬이 적어진다. 이로 인해 폐경이 나타나고 근육통, 급뇨, 배뇨통, 안면홍조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심리적으로도 위축될 수 있다. 갱년기 전후 여성호르몬 변화는 자율신경계에 혼란을 준다. 침울하고, 짜증이 나고, 생활이 만족스럽지 못하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혼자 있고 싶기도 하다.


공교롭게도 앨버트 사후 6년인 1867년에 러시아가 알래스카를 미국에 넘긴다. 매매가격은 제곱미터당 5달러도 안 되는 헐값인 702만 달러였다. 당시 러시아는 발칸반도의 오스만투르크와 전쟁을 한다. 영국과 프랑스는 러시아의 남하정책을 막으려고 전쟁에 개입해 승리한다. 패전한 러시아는 재정이 파탄된 상태에서 전쟁배상금도 지불해야 했다. 영국은 이 참에 알래스카를 차지할 욕심을 부렸다.


그런데 국가현안을 결재해야 할 여왕이 슬픔에만 잠겨 있었다. 무기력증에 빠져 국가현안에 관심을 잃은 것이다. 영국은 알래스카를 넘볼 기회를 갖지 못했다. 일부 영국인들은 이 사건이 포함된 활력을 잃은 여왕의 일부 치세를 '빅토리아의 갱년기'로 부른다.

갱년기는 자율신경계, 비뇨생식기, 소화기계, 근골격계에 다양하게 영양을 미친다. 갱년기 증상은 동의보감의 허로문(虛勞門)에서 엿볼 수 있다. 허로(虛勞)는 여러 가지 증세가 있다. 몸에 열이 났다 식었다가 반복되고, 얼굴이 화끈거리고 붉어진다. 또 목에 가래가 끼고, 기침이 잦아진다. 온 몸의 근육에 통증이 있고, 뼈마디가 쑤신다. 당연히 기혈이 부족하고 몸의 진액이 빠지게 된다.

갱년기 치료는 허로증과 선천적 진액부족 해소에 중점을 둔다. 심화(心火-신경흥분성 작용)를 내려주고, 간혈(肝血)을 보하는 처방을 한다. 신음(腎陰-생식호르몬) 부족으로 안면홍조와 수면장애, 식은 땀이 나면 자음강화탕, 온몸 통증에는 가미보중익기탕, 불안증세에는 가미귀비탕 등을 처방한다. 


글쓴이 이정택
후후한의원 원장으로 경희한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성의학계에서 시선이 집중되는 한의사로 2013년에 조루증치료 한약 조성물인 기연탕을 특허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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