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하수도 보급률 93.9%…이젠 개인하수처리시설 정책 수정할 때

글I 이승태_사)한국하수처리시설협회 부회장
김명화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0-04-01 08:5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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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태_사)한국하수처리시설협회 부회장

 

1990년 초 FRP오수처리시설이 보급되었고, 이는 초기 생활계 오염원의 처리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 하지만 제조업의 등록기준 완화, 사후검사제도 폐지 등에 따른 출혈 경쟁으로 일부 업체에서 제조원가를 낮추기 위해 불량제품을 유통시키기 시작했다. 또 시공 부분에서도 부실사례가 많이 나타남에 따라 당초 목적인 수질오염 저감효과가 떨어져 많은 문제점을 낳고 있다. <글쓴이 주>

불량제품 유통 만연
환경부는 2007년 기존 오수 및 분뇨 처리에 관한 법률을 하수도법에 통합 개정하였다. 이때 개인하수 관련 정책이 당시 하수도법에 반영된 후 지금까지 큰 변화 없이 이어져 오고 있다. 하수도 보급률은 2007년 87.15%에서 2018년 93.9%까지 늘어났으며, 증가폭은 농어촌 지역이 도시지역보다 높게 나타났다. 소위 웬만한 곳은 하수도 보급이 이루어진 것이다.
 


개인하수처리시설은 하수처리구역 밖(합류식 처리구역 포함)의 건축물에서 배출되는 하수 등을 처리하는 시설로 하수도 보급률이 높아짐에 따라 설치개수가 점점 줄어들어야 하지만 전원개발 등 도시팽창에 따라 설치개수가 여전히 줄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유명무실한 성능검사, 왜?
몇 년 전부터 다수의 지자체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발 벗고 나섰다. 일례로 당진시의 경우, 2011년 6월부터 자체적으로 개인하수처리시설 설계·시공지침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으며 이후 용인시, 이천시 등 많은 지자체에서 이를 인용한 자체 규정을 만들었다. 작년 제주연구원에서 실시한 오수처리시설의 방류수 수질표본조사 결과, 70%가 기준치를 초과하였으며, 이를 기준으로 올해 서귀포시는 중산간 지역 등에 대한 중점 지도 및 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러한 지자체의 강력한 대응은 제조업 등록제품의 품질을 신뢰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시작되었고 해당지침은 현재 하수도법에 규정한 제조업 등록 및 성능검사 제도를 유명무실하게 만들고 있다. 도대체 왜 이러한 일이 생기는 것일까.

하수도 보급률이 낮았던 시기에 개인하수처리시설의 확대를 위해 하수도법이 개정되었고, 이 중 제조업체 등록 만료기준 및 사후검사를 폐지한 것이 대표적 내용이다. 제조업체가 성능검사 시설을 직접 관리하고 검사기관이 출장검사를 하는 방식이라 신뢰할 수 있는 정상적인 절차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급기야 오수처리시설을 설치하지 않고 성능검사를 의뢰하여 적합 판정까지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한 언론보도도 있었다.

제조사마다 제품등록을 하기 위해서는 10~30건 용량의 성능검사가 필요한데, 최근 10년 동안에 성능검사를 통과한 건수가 단 1건에 불과하다. 대부분 법 개정 초기에 등록되었다고 볼 수 있으며, 최근에는 심사기준이 엄격하여 기준 통과가 어려워진 것이 그 이유다. 또한 제조업체에서 등록품의 가격을 낮추기 위하여 성능검사 시 여재가 아닌 값싼 제품으로 둔갑하여 판매하다 고발된 사례가 있었다. 3년마다 실시하는 사후검사 제도가 없어져 생긴 문제이다.

성능검사를 위해 매설하는 모습

 


성능·유지관리 규정 시급
경기도는 2005년부터 환경공영제를 도입하여 개인하수처리시설 기술지원을 시행하고 있으며, 현재 지역관리 대행사업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역관리 대행사업은 개인하수처리시설 관리업에 등록된 업체가 현장을 직접 방문해 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기술지원을 해주는 사업이다. 2018년 한 해 기준 사업비만 약 42억원에 이른다. 처음부터 제대로 된 개인하수처리시설을 만들도록 빈틈없는 법 규정을 만들었으면 이러한 추가적인 사업은 불필요했을 것이다.

국회 입법조사처 자료, 한국상하수도협회 등 관련기관 연구자료, 환경부 관계기관 회의자료들을 보면 제조업자 및 관련업 종사자뿐만 아니라, 일선 지자체 담당자들도 동일하게 위와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문제를 모두가 인식하면서도 변화가 없는 것은 적극적으로 개선하고자 하는 환경부의 의식부재가 아닌가 한다. 대표적인 것으로 2013년 12월 환경부의 관계기관 회의자료를 보자. 개선책으로 기존 등록된 오수처리시설을 일정기간 유예(3년)하고 신규 성능검사 방법을 적용하여 2014년 7월까지 관련법을 개정, 공포하기로 되어 있지만 6년이 지난 지금까지 변한 것은 전혀 없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오수처리시설 시험소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신청자가 임의조작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독립된 성능검사 기관을 운영하는 것이다. 미국 또한 비슷한 시험소를 운영하고 있다.

작년 9월 4일 대구에 국가물산업클러스터가 개소되었다. 총 65만㎡ 규모의 부지 내에 물기술 실증화시설이 갖춰져 있다. 전문적인 성능검사시설이 비로소 생긴 것이다. 현재 개인하수처리시설의 성능검사는 한국환경공단에서 상하수도협회를 거쳐 물산업클러스터 내에 있는 물기술인증원이 맡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독립된 시험을 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진 것이다.

필자는 제안한다. 우선 시판 중인 개인하수처리시설 중 대표 용량을 선정하여 성능검사를 시범적으로 시행하여 보는 것은 어떠할까?

현재 하수도법은 사업을 나누어 시행하는 일명 쪼개기식 전원개발 등에 대한 수질오염 대책이 미비하다. 아울러 오염총량제가 시행됨에 따라 소용량의 오수처리시설도 고도처리 총질소(TN), 총인(TP) 제거공정이 요구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에 대한 성능인증 및 유지관리 규정도 없다. 더 늦기 전에 하수도 정책의 변화가 절실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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