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노바와 세 여인

이정택의 성(性)으로 본 인문학
온라인팀 | eco@ecomedia.co.kr | 입력 2016-09-01 07:3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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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문화로 보는 성(性) 인문학 시리즈

​​유사이래, 생명의 탄생 이래 성(性)은 영원한 화두가 되고 있다. 신비로움, 호기심, 생리적 욕구의 중심에 있다. 개인의 삶도, 나라의 역사도, 인류의 문화도 밑바탕에는 성의 물결이 흐르고 있다. 이정택 후후한의원장이 영원한 테마, 성을 인문학 시리즈로 연재한다.   

이정택의 성(性)으로 본 인문학

 

<75> 카사노바와 세 여인
    

엄청난 지식에 특별하게 배려하는 공감능력, 준수한 외모…. 그는 여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능력이 있었다. 그런데 그의 더 특별함은 진심이었다. 그는 여인을 만날 때 진심으로 존중하고 사랑했다. 마음 교환 없는 단순한 쾌락은 지저분한 행동으로 여겼다.

 

카사노바의 자서전에 의하면 그가 처음 여성을 안 것은 17세 때다. 사제 수업을 마친 그는 나네트와 마르통이라는 자매를 동시에 알게 되었다. 자매를 통해 성에 눈을 뜬 그는 사랑 성공 원칙도 세운다. 한 여자를 사랑하기 위해서는 다른 여성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카사노바는 나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연애철학과 깔끔한 매너 덕분에 가는 곳마다 우상이 되었다. 심지어 법정에서의 인기도 상한가였다. 그의 엽색 행각은 사회 문제로 비화됐다. 그는 체포됐다. ‘유명인사’ 카사노바의 얼굴을 보려는 많은 사람이 몰려들었다. 법정에는 평범한 소시민 여성은 물론이고 명문가의 귀족 여성들도 다수 있었다. 정숙하고 고상함을 내세우던 상류층 여인들이 카사노바를 보고 싶어했던 것이다.
 
그러나 바람둥이 카사노바는 여인을 등치는 사람이기도 했다. 연애에 자신감이 넘치던 그는 28세 때 파리의 부유한 귀족 여인 두페를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54세인 두페는 나날이 눈가에 주름이 잡히고, 근육량도 떨어지고 있었다. 그녀는 마법과 정령으로 젊음을 영원히 되찾고 싶어 했다. 카사노바는 자신을 영적인 존재로 내세웠다. 그는 영원한 생명인 부활을 약속하며 중년 여인의 마음을 빼앗았다. 두페의 영혼을 어린 남자 아이에게 옮겨 주는 부활 방법을 제시했다. 신의 영역인 영적 작업에는 오랜 정성의 시간과 돈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그는 이 방법으로 여인에게서 7년 동안 돈을 갈취했다. 카사노바는 날이 갈수록 갖가지 명목으로 더 많은 돈을 요구했다. 지친 뒤페는 의심 하기에 이르렀다. 그녀는 마법의 정령 실행을 최후 통첩했다. 위기 상황에서 카사노바는 귀족 여성의 재산을 아예 몽땅 가로채려는 사기극을 펼친다.  

 

그는 말했다. “부활의 시기가 다가왔다. 나와 그대가 몸을 결합하면 마법의 아이가 태어난다. 그 아이에게 그대의 영혼을 옮겨주겠다.” 카사노바는 의식을 치르기 전에 유서도 쓰게 했다. “나의 유일한 상속자는 카사노바다.” 카사노바는 귀족 여인과 잠자리를 같이 했다. 그러나 폐경이 된 60세의 여인은 아이를 낳을 수 없었다. 사기꾼은 돈을 챙기지 못하고 쫓겨났다.
 
카사노바는 이미 25세 때 한 ‘남장 소녀’ 오리엣에게 버림을 받았다. 여행을 하며 얼굴과 입으로 먹고 살던 그가 오리엣을 만났다. 오리엣은 원조교제 소녀였다. 오리엣은 아버지뻘 되는 남성과 여행을 하고 있었다. 남의 시선을 의식한 오리엣은 남장을 하고 다녔다. 총명한 오리엣은 아는 게 많았고, 이야기를 잘했다. 스토리텔러인 카사노바는 이야기 구성 능력이 뛰어난 그녀에게 쏙 빠졌다. 둘은 나이 많은 남성을 물리치고, 연인이 되었다.  

 

카사노바는 자신과 비슷한 점이 많은 오리엣과 많은 이야기를 원했다. 침실로 가는 것도 잊으며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사랑은 몇 달 가지 못했다. 오리엣이 거금을 쥐어주며 일방적으로 이별을 통고했다. 낙심한 그가 숙소에 돌아왔다. 그곳의 벽에는 그가 헤어질 때 여인들에게 늘상 한 말이 쓰여 있었다. “오리엣을 잊지 마세요.”
 
카사노바는 39세에 또 한 번 여성에게 눈물을 흘린다. 런던 여행 중에 17세의 매춘부 마리안느 샤피론을 만난다. 소녀는 뭇 남성을 쥐락펴락하는 ‘여자 카사노바’였다. 샤필론은 이런 저런 달콤한 말로 카사노바를 사랑의 포로로 삼았다. 둘 사이에는 ‘내 돈, 네 돈’이 없었다. 카사노바는 그녀에게 한 푼 두 푼 쥐어주기 시작하다 모든 재산을 탕진했다. 그녀는 돈 없는 남자를 더 이상 만나려 하지 않았다. 사랑 잃고, 돈 잃은 카사노바는 분노에 치를 떨며 주먹을 휘둘렀다.

샤피론의 가족은 그녀의 소생 가능성이 없다는 절망적 소식을 전했다. 카사노바는 자살을 결심했다. 도도히 흐르는 템즈강 다리 난간에서 몸을 던지기 직전에 친구들에 의해 발견됐다. 그런데 죽음 직전이라던 샤피론은 카사노바가 다리에서 뛰어내리려던 시간에 파티장에서 수십 명의 남성과 춤을 추고 있었다. 샤피론과 그녀의 엄마에게 카사노바는 귀찮은 존재에 불과했다. 샤피론은 카사노바를 폭행과 사기혐의로 고소해 영국에 머물지 못하게 했다.

천하의 바람둥이 카사노바도 100전 100승은 아니었다. 많은 남성의 관심을 받는 자유분방한 여성에게, 그리고 사랑보다는 금전의 필요와 요구가 많은 여성에게는 카사노바의 매력도 한시적일수 밖에 없었던 모양이다. 세상에 절대적인 매력은 없다.

 
글쓴이 이정택
후후한의원 원장으로 경희한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성의학계에서 시선이 집중되는 한의사로 2013년에 조루증치료 한약 조성물인 기연탕을 특허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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